6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한국석유공사(이하 석유공사)가 작년 한 해 부채 이자비용으로만 5660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하루 16억 원에 달한다. 더불어민주당 권향엽의원실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석유공사 자산현황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석유공사의 자산은 20조 4916억 원에 부채 21조 8132억 원으로 자산 대비 부채는 106%에 달했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84.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 기준 이자비용은 3311억 원에 달해 올해 이자비용은 6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공사도 자체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향후 이자비용을 2025년 6090억원, 2026년 6951억 원, 2027년 7191억원 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공사는 “해외 석유 매장량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석유 개발 기업 인수·합병(M&A) 및 자산 인수를 확대했다. 이를 위한 외부 차입 증가로 2008년 이후 이자 부담 부채가 늘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캐나다 석유·천연가스 생산업체 하베스트(Harvest) 인수다. 석유공사가 하베스트를 인수하고 지금까지 약 9조 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했지만, 지금까지 회수한 돈은 505억 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권향엽의원실이 석유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09년 이후 올해 6월까지 하베스트에 대한 투자액은 총 62억9500만 달러(약 8조8293억 원), 회수액은 3600만 달러(약 505억 원)로 집계됐다.
투자 회수율은 0.57%다. 이에 대해, 국회 예산정책처도 석유공사가 총 62.9억달러를 투자한 자회사 캐나다 하베스트사로 인해 재무건정성이 취약해졌다고 분석한 바 있다.
특히, 최근 3년간에도 22억15억달러(약 3조 1,200억원)을 투자했지만, 회수액은 43억에 그쳤다. 석유공사의 무분별한 해외자원 투자정책에 사실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문제는 실패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총괄로 작년 말 석유공사 부사장으로 영전한 곽원준 부사장이 하베스트 인수와 운영에 깊숙이 관여한 인사라는 점이다.
곽 부사장은 석유공사가 2009년 하베스트를 인수하기 3년 전인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캐나다사무소에서 근무했다. 2010년부터는 하베스트의 Deputy COO(Chief Operating Officer)를 역임했다. 2016년에도 하베스트의 블랙골드 사업을 총괄하는 블랙골드사업전담반장을 맡았다.
이명박 정부 대표적인 자원외교 실패작이자 석유공사에 막대한 부채를 안겨준 캐나다 하베스트의 인수와 운영에 관여한 인물이 부사장이 된 것이다. 하베스트의 실패사례를 시추 한 번에 1,263억원을 쏟은 ‘대왕고래 프로젝트’에서 그대로 반복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권향엽 의원은 "대표적인 자원외교 실패사례인 캐나다 하베스트 사업은 누적회수율이 0.57%로 ‘밑 빠진 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최근 3년간 3조원 넘게 추가 투자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 불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