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프 컷팅식 모습


OCI미술관의 일곱 번째 지방순회전 ‘털보 윤상이 사랑한 현대화가들’이 4월 18일 오후 2시 오프닝을 시작으로 5월 6일까지 19일간의 일정으로 광양문화예술회관 제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2일 제1전시실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정인화 광양시장을 비롯해 이형휘 광양문화원 원장, 나광진 한국예총 광양지회장, 우광일 광양상공회의소 회장, 이지현 OCI미술관 관장, 황세연 OCI 전무, 유성무 광양공장장, 김인수 광양노조위원장 등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OCI미술관 개관 15주년 기념으로 준비한 이 전시회는 포항문화예술회관(3월 28일∼4월 15일) 전시를 시작으로 광양 전시에 이어 국립군산대 이건용 현대미술관(5월 9∼27일) 순회전으로 열린다.

OCI홀딩스와 OCI가 공동 주최하고 OCI미술관이 주관하는 이 전시회는 OCI 미술관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미술사 속 잊혀진 컬렉터인 털보 윤상과 관련된 내로라하는 한국 현대 화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展'을 재구성한 이번 전시는 기록이 흔치 않은 1950년대 한국 현대 미술사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다.

OCI미술관의 지방순회전은 지난 2010년 첫걸음을 내디뎠다. 전국 순회전을 통해 상대적으로 문화·예술 향유 기회가 적은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격년으로 개최됐는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못하다가 2023년부터 재개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근현대 회화와 아카이브, 미디어아트, 임응식 사진 아카이브 등 OCI 미술관의 소장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김기창 作 '청록산수도'


이번 전시회에서 더욱 눈여겨볼 작품은 윤상이 수집한 현대화가 작품전 기념 서화첩이다. 윤상 서화첩은 일종의 방명록으로 출품작 화가를 비롯해 당시 윤상 전시를 관람한 대한민국 문화예술계 유명 인사 104명이 남긴 그림과 글, 관련 신문 기사 스크랩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서화첩은 OCI미술관이 2010년 국내 경매에서 입수해 지난 1월, 개관 15주년 기념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展’을 통해 최초 공개했다.

윤상은 평양 출신의 개인 소장가로, 과수원을 운영하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41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단 한 번의 전시회를 열었지만, 그 전시는 한국전쟁 이후 미술계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줬고 현대미술관 개관의 필요성을 제기할 만큼 큰 의미를 남겼다.

OCI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흑백의 동양화와 컬러풀한 서양화가 공존했던 1950년대 한국 미술계의 분위기를 살려 수묵과 유화를 경계 없이 배치했다.

더불어 동양화가 청전 이상범이 40대에 원숙한 솜씨로 그린 수묵화 ‘모운’과 서양화가 김환기가 50대에 무르익은 솜씨로 그린 유화 ‘무제’를 감상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상범 作 '모운'


1950년대 한국 화단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작가들이 자신의 상처와 삶을 화폭에 담아내며 역동적인 변화를 맞이한 시기였다. 전통을 계승해 자신만의 화풍을 이뤄나가는가 하면, 시대의 흔적을 품으면서도 개성이 빛나는 작품들이 등장했고 장르를 초월한 화가들의 교류와 영감이 활발히 오갔다.

1950년대는 한국 화단이 변화와 갈등을 겪은 시기였지만, 세대나 계파에 구애받지 않고 작품을 수집하고 전시한 윤상의 행적은 한국 화단에 큰 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은호作 '고사인물도'


윤상 서화첩을 보면 동양화가와 서양화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분야의 인사들이 한데 모여 소통하고 교류하던 당시 예술계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특히 대한민국 사진계의 거장 임응식 역시 이 전시회에 방문해 축하의 글을 남겼는데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의 사진 작품을 통해 윤상이 사랑했던 현대 화가들의 모습을 좀 더 친근하게 마주할 수 있다.

이지현 OCI미술관 관장이 내반들에게 환영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이지현 OCI미술관 관장은 “이번 지방순회전을 통해 한국 미술사에서 잊힌 컬렉터 윤상과 관련된 쟁쟁한 근현대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OCI미술관은 지역의 문화향유권을 강화하고 국내 신진작가들에 대한 후원도 지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OCI미술관은 문화예술 활동의 주축이 되는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한국현대미술계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코자 심도 있는 전시와 작가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2010년부터 엄정한 심사를 통해 창의적이고 실력 있는 국내ㆍ외 신진작가들을 선정하는 작가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선정된 작가는 총 1000만 원의 순수 창작지원금을 받게 되며 OCI 미술관에서 별도의 초대 개인전을 개최한다.

OCI 미술관은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향후 작가의 역량에 따라 다각도의 지원을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