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대상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이 한수원 전관이 이사로 있는 ㈜에이젠코어에 삼중수소를 4분의 1 가격에 특혜매각한 정황을 한수원 내부 보고자료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권향원 의원실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 ‘월성 TRF 부생물 자원화 추진 기본계획’에 따르면 삼중수소 소량판매는 1g당 12만 달러(약 1억 6000만 원), 대량판매는 1g당 3만 달러(약 4000만 원)에 해당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소량판매인지 대량판매인지에 따라 약 4배까지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인데, 소량판매 설명 부분에 ‘소량판매 시 고가임’이라고 기재돼 있다. 결국, 소량·대량판매 기준이 삼중수소 가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한수원은 지난 5월 2일 에이젠코어에 삼중수소 40g을 14억 7620만 원에 매각했다. 1g당 약 3690만 원에 매각한 것으로 한수원의 기본계획에 의하면 ‘대량판매’ 가격에 해당한다.
그런데 권향엽의원실이 한수원의 대면보고에서 확인한 한수원 내부 보고자료를 종합하면 한수원이 5월 에이젠코어에 판매한 것은 소량판매로 분류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는 소량판매와 대량판매의 기준을 설명하고 있는데, 소량판매는“TRF에서 생산되는 삼중수소를 운반용기(10g)에 직접 담아 판매”하는 경우를 뜻하고, 대량판매는 “TRF 저장용기(50g)에 보관되어 있는 삼중수소를 추출하여 판매”하는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부 설명자료에 따르면 “에이젠코어가 보유하고 있는 운반용기의 저장용량은 10g”인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한수원 내부 설명자료 기준으로 한수원이 에이젠코어가 보유한 10g의 저장운반용기를 통해 판매한 것은 ‘소량판매’인 것이다.
이는 한수원이 언론에 “삼중수소의 국제 시세가 12만 달러인 이유는 삼중수소에 용기제작과 운반 비용, 인허가 비용 등이 포함되는데 에이젠코어에 그 기술이 있기 때문에 3만 달러로 책정된 것”이라고 반론을 폈던 것과는 배치되는 사실이다.
‘특혜매각’ 의혹이 가시지 않는 이유는 지난 2021년 3월 한수원을 퇴직한지 3개월 만에 에이젠코어의 사내이사로 취임한 손 모 이사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손 이사는 삼중수소 매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인 ‘삼중수소 저장운반용기’의 기술이전에 관여한 인물이다.
에이젠코어는 지난 2017년 4월 3일 ‘이산GTLS’이라는 사명으로 설립됐는데, 설립 바로 이틀 뒤인 5일 한수원 홈페이지에 삼중수소 저장운반 용기에 대한 기술이전 공고가 올라왔다.
이후 6월 27일 이산GTLS는 한수원과 기술사용 계약서를 체결하고 기술이전을 받았다. 문제는 손 이사가 삼중수소 저장운반용기의 특허기술에 해당하는 ‘삼중수소 취급용기’의 발명자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또 한수원이 제출한 이산GTLS와 한수원의 기술사용 계약서를 보면 ‘삼중수소 저장운반용기’의 기술이전부서장은 한수원 중앙연구원 방사선환경연구소장으로 적시되어 있는데, 당시 방사선환경연구소장이 바로 손 이사였다.
결국, 손 이사는 에이젠코어에 본인이 발명한 기술을 부서장으로서 이전시키고, 퇴직 3개월 후 그 회사의 임원으로 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삼중수소 ‘특혜매각’의 정황까지 드러났다.
권향엽 의원은 “한수원 내부 설명자료로 ‘특혜매각’ 정황을 확인했다”며 “한수원 내부자료에 의하면 한수원이 에이젠코어에 판매한 삼중수소는 명백한 소량판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손 이사는 기술이전 공고가 나기 이틀 전에 설립된 회사에 본인이 발명한 기술을 이전시키고 퇴직 후 이사로 취임했는데, 그 회사에 ‘특혜매각’ 의혹이 붉어진 것”이라며 “산업부가 소관기관에 대한 내부감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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