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부분의 폐기물 처리 방식은 매립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도시화와 인구 증가로 폐기물의 양이 급증하면서 매립지 부족 문제와 더불어 이에 따른 침출수와 메탄가스 배출이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각을 통한 에너지 회수 방식, 즉 자원회수시설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정부는 2018년 자원순환기본법을 제정하여 폐기물 발생 억제, 자원재활용, 그리고 직매립 금지를 주요 목표로 설정하고 2030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를 법제화 하였다.
우리나라 보다 폐기물 문제를 먼저 경험한 외국에서는 폐기물을 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하여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접근 방식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스웨덴은 폐기물 에너지화 분야의 세계적인 선두주자로, 전체 폐기물의 99%를 에너지로 전환한다. 이렇게 전환된 에너지는 지역 주민에게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데, 매립지로 향하는 폐기물이 거의 없을 정도로 폐기물 수거 및 분류 시스템이 철저히 운영된다.
일본 도쿄의 스미다 소각장은 고도 밀집 지역에 위치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설계와 함께 시설 외관을 공공시설처럼 조성함으로써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역할을 넘어 환경 교육과 견학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2030 직매립 금지에 대응하여, 자원회수시설을 소각 과정을 통해 전기 및 열에너지를 생산하고, 잔여물을 안전하게 처리함으로써 환경 영향을 최소화 하는 지속가능한 친환경적인 시설이자 주민 편익증진을 위한 중요 인프라로 인식하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인근 도시 순천의 경우, 세계 최초로 폐기물 소각장, 하수처리장, 음식물 자원화시설 등을 완전 지하화한 복합 환경기초시설로, 지상에는 공원과 체육시설을 조성하여 주민들의 편의와 환경 보호를 동시에 추구한 혁식적인 사례인 하남시의 ‘유니온 파크’를 벤치마킹하여 이보다 더 친환경적이고 진일보한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로 자원회수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순천시의 자원회수시설은 지하화되어 건립되고 지상부에는 체육시설, 공원 및 문화시설이 들어서 순천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특별시의 경우에도 마포구에 최신 기술을 적용하여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고, 주민 친화적인 문화체육시설을 함께 조성할 계획으로, 경기도 고양시, 구리시, 아산시, 평택시, 광주시, 화성시 등도 이와 비슷한 건립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 여수시의 2030 자원회수시설 건립 추진 계획을 보면, 국내외 여타 지방자치단체들과는 다르게 ‘자원회수시설’ 을 시정부가 직매립 금지에 따른 단순 대체 시설로만 인지하고 주민편의시설 등 기능의 확장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아 심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실제로, 지난 2024년 시민제보를 통해 실시된 ‘자원회수시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했듯이, 여수시 정부는 사업추진방침에 대한 결정 그리고 최초 입지 선정 등에 있어 시민들과의 충분한 소통 및 신뢰 구축 과정을 생략한 채 건립을 위한 최소한의 행정만을 집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와 같은 지적을 하면 시정부는 아마 이렇게 답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여수시는 생활권과는 관계가 없는 곳이어서 그나마 주민 반대가 없습니다."
공공분야에서 어떤 사업 추진에 있어 주민들과의 갈등과 반발이 없었다는 말이 그리고 그 뜻이 무조건적인 방어권이 될 수 있는 것인가? 한 도시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식을 정하고 추진하는데 있어 어떻게 시민들의 의견이 다 같기를 기대한단 말인가?
광주광역시의 경우 자원회수시설 건립을 추진하면서 "소각장"을 건강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주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이에 광주시는 호남대학교와 자원회수시설 바로 알기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여 국내외 전문가들의 우수 사례를 공유하며, 자원회수시설이 기피 시설이 아닌 지역의 ‘기회 및 기대시설’이 될 수 있는 환경친화적 에너지 시설이라는 것을 주민들에게 설파함과 동시에 끝장토론 등 주민들과의 다양한 방식의 대화 창구를 마련하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라도 27만 여수시민의 복지와 편익 증진을 위한 적극 행정을 추진할 책무와 의무가 있는 여수시가 장기적인 비전과 주민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2030 자원회수시설 건립 사업’을 추진하여, 2030년 들어설 자원회수시설이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여수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적극 건의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