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한 달간 쏟아부은 돈, 코로나 한 해보다 많아
작년 12월 환매조건부채권 47.6조 원 매입
환매조건부채권 매입 총액 2020년 42.3조원에서 2024년 106.1조원으로 폭증
정일영 의원, “야당이 발목 잡았다더니 정작 국가경제 발목 부러뜨려… 윤석열 구속으로 마무리되기 전까지 금융시장 예의 주시해야”
김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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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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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이 벌어진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위해 매입한 환매조건부채권 총액이 47조 원을 돌파해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한 해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연수 을)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매입한 환매조건부채권(RP)이 47조 6000억 원으로 2020년 한 해 동안 매입한 42조 3000억 원을 넘어섰다. 2024년 한 해의 총액은 106조 1000억 원으로 2020년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한국은행은 대내외 여건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경우 환매조건부채권 매입을 통해 단기 유동성을 공급한다. 금융기관의 채권을 매입, 유동성을 공급한 뒤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해당 채권을 되팔아 유동성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된 지난 2020년 3월 한국은행은 환매조건부채권 무제한 매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그 해에만 총 42조 3000억 원의 채권을 매입했다. 이후 2021년 4조 원, 2022년 26조 8000억 원 수준으로 매입량을 조절했고 3高(고금리·고물가·고유가)현상 심화로 내수경기 침체가 시작된 2023년에는 다시 50조 9000억 원의 환매조건부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던 중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을 시도함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이 극대화됐고, 한국은행은 2024년 12월 한 달에만 47조 6000억 원의 채권을 매입했다. 이미 11월까지 58조 5000억 원을 매입한 상황이었으므로 지난해 매입량은 사상 처음으로 106조 1000억 원을 기록하게 됐다.
한국은행은 유동성 공급량을 파악키 위해 상환 후 잔액의 일 평균을 기준으로 활용하는데 이를 적용해도 12·3 내란의 여파는 상당했다. 2024년 12월 환매조건부채권 잔액 평균은 14조 9000억 원으로 직전 최고액이었던 2020년 6월의 14조 원을 크게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정일영 의원은 “내란으로 인한 금융시장 악영향이 코로나 팬데믹보다 크다는 것을 한국은행이 입증한 셈”이라고 평가하며, “야당의 발목 잡기를 내란의 원인이라고 변명하던 윤석열 대통령은 정작 국가 경제의 발목을 부러뜨린 것과 다름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금융시장 경색을 막기 위해 이창용 총재를 비롯한 한국은행 임직원 모두 고생이 많았다”면서 “신속한 탄핵안 인용과 윤석열 구속으로 이 사태가 온전히 마무리되기 전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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