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의 봄을 사랑한 사람들

칼럼니스트 김용수의 ‘세상 엿보기’

CNBC NEWS 승인 2020.03.03 03:05 의견 0

봄이다. 실개천에 피어나는 버들가지를 꺾어 화병에 꽂아두고 봄 내음을 맡는다. 꽃피고 새우는 계절의 봄은 찾아 왔다. 그러나 우리네 가슴을 녹이는 순천의 봄은 더디기만 하다. 아직도 멀기만 한 순천의 봄을...

코로나바이러스가 언제쯤 사라질 것인지, 순천의 봄을 언제나 맞이할 것인지, 순천의 봄을 사랑한 사람들의 마음 밭이 뒤엉키고 있다. 그들의 마음속으론 순천만과 낙안들을 바라보면서 대자연의 변화를 보고 싶을 것이다. 널따랗게 펼쳐진 갈대밭과 순천만의 갯벌, 그리고 낙안들에 찾아온 봄의 평온함을 느껴보려 할 것이다. 아니다. 도심 속의 일급수가 흐르는 동천 변과 호숫가를 노니면서 정담을 나누려 할 것이다.

하지만 순천의 봄은 멀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몰고 온 여파는 크다. 모든 면에서 냉기가 서리고 있을 뿐 아니라 인심마저도 얼어붙고 있다. 불야성을 이뤘던 조례동 상가거리가 인적이 끊기고 신도심거리도 한산하다. 어쩌면 청정지역인 순천의 명예마저도 실추됐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순천의 봄은 아름다움을 떠나 인정이 있는 도시다. 順天이라는 지명에서 우러나오는 것인지, 하늘의 순리를 따르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임에는 틀림없다. 산자수려한 대자연의 품안에서 호연지기교육을 통해 인성을 가꾸는 순천사람들이기에 더욱 끈끈한 정이 있다.

그래서일까? 순천의 봄을 사랑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남쪽 항구도시인 여수에서부터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순천의 봄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한 예를 들어볼까 한다.

순천을 찾아온 지인모두가 순천의 인심과 아름다움은 지명이름과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특히 순천의 봄은 지구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으뜸가는 지명이 아닐 수 없다고 말이다. 그들은 또 순천의 물과 공기는 오염되지 않아서인지, 맑디맑다고 평했다.

따라서 필자는 순천의 봄을 사랑한 사람들에게 간략한 편지를 쓰고 싶다.

“순천의 봄을 사랑한 사람들이여!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지는 날, 순천을 찾으십시오. 순천은 그대들의 이름과 마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을 것이며, 추억의 장을 만들 것입니다. 온기 가득한 마음 밭에서 정을 나누고 사랑의 꽃을 피우십시오. 더욱이 부모형제, 가족을 비롯해 연인과 지인들의 손을 잡고서 순천의 봄을 즐기십시오.

대대포구에서 에스자로 흐르는 해수로 위에 종이배를 띄우며 동심을 노래하는 추억도 쌓아 보십시오, 청 갈대 손 키만큼 자라나는 연두 빛 순천의 봄을 즐기십시오. 용산 전망대에서 해넘이를 지켜보면서 황홀한 저녁노을을 바라보십시오.

순천만 풍광에 지치노라면 낙안들과 낙안읍성을 찾으십시오. 그곳에는 옛 조선시대의 전통과 풍습을 맞이할 겁니다. 정담어린 초가와 돌담길은 옛 우리들이 살아왔던 고향이고 보금자리를 연상하리라 믿습니다.

게다가 금강산의 한 자락을 옮겨왔다는 금전산과 금둔사를 돌아보십시오. 그리고 낙안온천에서의 온천욕을 즐기십시오, 순천의 봄을 더욱더 즐기는 활력소가 될 것입니다. 게다가 낙안팔경과 함께 느림이 있는 낙안의 맛과 미를 느낀다면 여행의 즐거움은 최고조가 될 것입니다.

이외에도 삼보사찰인 송광사와 천년사찰인 선암사 양대 사찰을 안고 있는 도립공원 조계산 등산로는 힐링코스로 이름이 나 있습니다. 또 조계산 등산로에서 빠뜨릴 수 없는 천연기념물 88호인 천자암 쌍향수는 지구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곱향나무로 우리의 보물입니다.

“순천의 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그대들은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고 수많은 추억과 이야기를 쌓는 순천사랑을 잊지 마십시오.”라고 말이다.

이제,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순천의 봄을 사랑하는 사람들처럼 기다림의 미학을 지녀보자. 서로서로가 위하는 공중도덕을 지키면서 지금의 난관을 헤쳐 나가자는 마음이 앞선다. 필자는 이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오늘과 내일의 순천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대한민국과 이웃 국가들, 더 나아가 지구촌도 연상해 본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침체된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하기위한 이야기가 두서없이 나열된 듯싶다. 마음의 봄이 찾아오는 시간은 길지 않으리라 믿는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글귀마냥 차분하게 기다려보자. 순천에서 대한민국으로 대한민국에서 지구촌에까지 마음의 봄은 서서히 풀릴 것이다.

계절의 시계는 돌아가고 있는데

꽃피고 새들은 지저귀고 있는데

왜 이리 가슴속의 봄은 더디기만 하는가?

더딘 봄은 더딘 마음일 뿐이다.

가고 오는 시간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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