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호 국민주권교육포럼 대표


며칠 뒤면 또 한 번의 수능이 찾아온다.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교실의 공기마저 잠잠해지고, 학생들의 눈빛 속에는 긴장과 설렘이 함께 비친다. 솔직히 말하면, 교사인 나 또한 이맘때면 늘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다. 25년 동안 교단에 서 있었지만, 제자들이 시험장으로 향하는 그 아침이면 언제나 함께 떨리고, 함께 기도하게 된다.

전남의 90% 이상의 학생들은 수시 전형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대학 입시는 단 하루의 시험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3년 동안의 배움과 학교생활에서 쌓아온 노력이 모여 그 문을 여는 시대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아이들은 이미 충분히 잘 걸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능이라는 하루는 여전히 특별하다. 그것은 단순한 점수가 아닌, 지난 시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전남의 교실에서 12년간 배우고 자란 학생들은 이제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 어디로 가든, 무엇을 하든 그들의 곁에는 언제나 응원하는 가족이 있고, 학교가 있고, 선생님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제자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다. 결과보다 과정을 기억하고, 점수보다 자신을 믿으라고. 수능 당일 책상 위에 앉은 너희는 단순한 수험생이 아니라, 성실하게 성장해 온 ‘너 자신’이다. 그 사실이 곧 가장 큰 힘이자 빛이 될 것이다.

"괜찮다, 잘 해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될 거야" 올해도 나는 그 말을 마음속으로 되뇌며, 우리 아이들의 앞날을 조용히 응원한다.

장 관 호

이력

1986년 숭일고등학교 졸업

1990년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물리교육과 졸업

전남대 총학생회 인권복지위원장

시국사건임용제외특별법 영광여중 첫 발령

2025.02.28. 오룡중학교 교사 명예 퇴직

경력

현) 국민주권교육포럼 대표

현) 숭일고 총동문회 부회장(35회)

현) 더민주혁신회의 상임위원

전) (사) 전남교육연구소 이사장

전) 전교조 전남지부장, 전국 정책실장

전) 전남교원포럼 '삶과 교육의 길' 상임대표

전)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조직부장

담임·교무·학생부장 교직 2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