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드디어‘우주인도 놀러오는 순천’이 공개됐다. 확 달라진 콘텐츠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천만에 가까운 관람객이 방문하며 역대 가장 성공적인 국제 행사 중 하나로 기록됐다.
인구 30만도 되지 않는 남해안 중소도시 순천이 일궈낸 이 어마어마한 성공은 전국 510여 개 기관·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을 뿐만 아니라, 지방시대위원회로부터 226개 자치단체를 살린 도시이자 지역균형발전의 해답을 제시하는 모범도시라는 평가를 불러왔다.
그런 순천시가 이번에는 문화콘텐츠와 인공지능(AI)을 더했다. 순천의 우수한 아날로그적 정원 위에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비롯한 문화콘텐츠를 입히고,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을 도입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오직 순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콘텐츠로 꽉 채워
차별화된 콘텐츠는 세 가지 요건을 충족시킨다. 주목할 만하고(Remarkable), 탁월하며(Excellent), 기존 것과 차이가 있다(Different)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순천만국가정원이 차별화된 콘텐츠를 품고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정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가장 먼저 노후화된 꿈의다리가 ‘스페이스 브릿지’로 재탄생했다. 외관은 국가정원의 아름다움에 반해 찾아온 호기심 많은 우주인의 우주선이 내려앉은 모습을 연출해 관람객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한편, 내부는 우주, 물, 원시의 순천만을 테마로 한 미디어 연출을 가미해 175m 구간을 지루할 틈 없는 풍부한 콘텐츠로 꽉 채웠다.
남문 앞 유휴공간과 배수로를 정비한 ‘스페이스 허브’ 역시 새로운 관람 포인트다. 5000여 평에 달하는 공간에 새롭게 조성된 스페이스 허브는 미스터리 서클을 연상시키는 화훼 연출과 175m에 달하는 활주로와 같은 공간 구성으로 오천그린광장에 준하는 핵심 콘텐츠로 급부상했다.
키즈가든과 노을정원 인근에는 EBS 인기 애니메이션 ‘두다다쿵’의 캐릭터를 더했다. 두다다쿵의 캐릭터들과 꼬마 우주인이 함께하는 스탬프 투어, ‘작은 정원사의 모험’은 어린이들과 캐릭터가 직접 호흡하며 정원 속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 역할을 수행한다.
기념품 하우스를 리뉴얼한 ‘두다하우스’ 역시 새로운 체험 포인트다. 외관은 자연주의 환경예술가 박봉기 작가의 작품을 통해 ‘생명의 시원’이 되는 순천의 아름다운 자연을 표현했으며, 내부는 인공지능(AI)을 통해 ‘두다’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모두를 위한 정원이 개인을 위한 정원으로 바뀌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뿐만 아니다. 누적 조회수 35억 뷰에 달하는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이 오는 4월 애니메이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순천만국가정원에 등장했다. MZ세대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다양한 세포 캐릭터들은 다채로운 표정으로 순천만국가정원의 또 다른 주요 관람 포인트로 등극했다.
보는 정원을 넘어 이제는 즐기는 정원으로,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 도입
흔히들 정원을 떠올리면 단순히 눈으로만 감상하는 정원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시는 다채로운 체험 요소 도입으로 ‘보는 정원’이 ‘즐기는 정원’으로 바뀌는 새로운 정원문화 구현에 앞장선다.
가장 먼저 정원박람회 기간 중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크릿가든을 4D 콘텐츠 체험이 가능한 ‘시크릿 어드벤처’로 리뉴얼했다. 우주인 ‘우드베어’의 스릴 넘치는 여행을 테마로 한 시크릿 어드벤처는 4D 입체영상관 이외에도 인터렉티브 전시, 프로젝션 맵핑 등 최첨단 기술 도입으로 다이내믹한 오감 체험을 제공한다.
가든스테이 또한 일과 휴식, 관광이 어우러진 ‘정원 워케이션’으로 재탄생했다. 인간의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원에서 이루어지는 워케이션은 기존 어디에서도 시도되지 않았던 최초의 사례로, 사전 예약자가 100여 명을 훌쩍 넘을 정도로 남다른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하천 수상 퍼레이드 역시 국내 최초로 시도된다. 주간과 야간에 1회씩 진행되는 퍼레이드는 순천만과 국가정원의 다양한 동·식물을 모티프로 디자인됐으며, 실제 탑승도 가능하도록 설계돼 국가정원과 순천 도심을 즐기는 또 다른 이색적인 관람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확 달라진 순천만국가정원은 단순히 정원의 재탄생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간 정원도시라는 독보적 위상을 유지해 온 순천시가 이제는 정원에 문화와 디지털 기술을 더해 ‘정원문화도시’로 발돋움한다는 사실을 상징한다.
국가정원 개장으로 엿보는 ‘K-디즈니 순천’, 미래 도시를 향한 새로운 이정표 준비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자치단체는 전국 89개에 달한다. 전남은 22개 시·군 중 16개 시·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을 정도다.
이처럼 지방소멸과 인구감소는 더이상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수도권 집중이 빚어낸 기현상은 지방은 물론이고, 수도권마저 불행의 늪에 빠뜨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 지 오래다.
‘K-디즈니 순천’은 세계적 애니메이션 제작사 ‘디즈니’와 같이 지역 스스로가 문화콘텐츠의 창조적인 생산지가 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앵커기업 유치를 통해 도시 전체를 산업 기지화하려는 전략을 의미한다.
지방에는 먹이가 없고, 수도권에는 둥지 하나 구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순천시는 ‘K-디즈니 순천’을 통해 지역 경제를 순환하게 할 1천만 소비군을 유치하고, 지역에서도 청년들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청년 선호형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순천만국가정원 리뉴얼은 ‘정원문화도시’라는 시의 새로운 비전을 선보이는 최적의 수단이다. 순천만과 국가정원이라는 우수한 아날로그적 요소에 문화와 디지털적 요소를 더하려는 이러한 시도는 ‘생태’라는 순천의 고유한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도시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이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도시는 ‘일정한 지역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되는, 사람이 많이 사는 지역’으로 정의된다. 즉 도시란 돈이 돌고, 문화가 생기며, 사람들이 몰리는 곳을 의미한다. 순천시가 도시 발전 전략으로 ‘문화콘텐츠 산업’을 택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멸종위기종 흑두루미를 위해 전봇대를 뽑고, 차가 아닌 사람을 위해 왕복 4차선 아스팔트 도로를 잔딧길로 바꿔낸 순천의 실험이 이제는 도시의 미래를 향하고 있다. 순천의 새로운 시도가 또다시 어떤 이정표를 제시할지 대한민국의 이목이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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