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9/03/12 [08:16]
비례대표로 입성한 나경원.."전 세계 선진국, 비례대표제 없다"? 강변
여야 5당이 합의하는 선거제도 협상 불참 자한당, "비례제 없애자"..각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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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한국당 의원직 총사퇴, 실천 믿는 사람 없어" 

 

[팩트체크] 나경원 "전 세계 선진국, 비례대표제 없다"?

JTBC OECD 37개국 비례대표제 조사
 
비례대표제를 없애자는 자유한국당의 선거제 개편안이 요즘 뜨거운 감자다.

자한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작년 연말 여야 5당이 합의 도출을 파기하고 300석인 국회의원 정수를 270명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없애는 선거제 개편안을 내놨다. 자한당의 돌발 개편안에 여당과 다른 야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등 4당이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신속처리 안건, 이른바 패스트트랙에 올려 처리하겠다고 하자, 자한당이 의원 총사퇴까지 거론하며 반대하고 있다.

 

군소정당이라고 불리는 이른바 메이저 정당이 아닌 미니당에서는 단 한 표만 이겨도 다 갖는 선거구조의 문제점을 보완한 비례대표제가 없으면 사실 살아날 길이 없다. 나경원 원내대표안이 되면 결국은 승자독식의 양당제가 될 수 밖에 없고 다양한 민의를 수렴하는 작은 정당은 존립 기반 자체가 없어진다.

 

자한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비례대표제 폐지를 말하면서 선진국 사례를 근거로 내세워 전 세계 선진국에는 다 비례대표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11일 JTBC 팩트체크팀이 OECD 37개 나라를 모두 확인해 봤더니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금방 답이 나왔다. 오히려 비례대표로만 의회를 구성하는 나라가 더 많았다.

 

우리나라는 정당 득표율로 의석을 나누는 비례대표제와 지역구는 직접 선거로 뽑는 혼합형으로 의원들을 선출하고 있다. 비슷한 방식으로 일본과 독일, 뉴질랜드, 이탈리아 등이 우리처럼 지역구와 비례대표로 혼합해서 의회를 구성한다.

 

완전 비례대표제로만 의회를 구성하는 나라가 우리가 주요국이라고 부르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를 포함해서 OECD 회원국 중에 24개 나라나 된다. OECD 국가 중 대부분인 37개 중의 24개 나라가 비례대표제만 한다는 것이다.  

 

비례대표제를 쓰는 나라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인데도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진국에는 아예 비례대표제가 없다고 단언을 하면서 우리의 비례 대표제를 없애자고 어깃장을 놓고 있다. 다만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없고 다수대표제를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나 원대대표가 전세계 선진국이 비례대표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하며 비례대표제를 없애자는 것은 팩트가 아니라고 보면 된다.

 

윤여준 "한국당 의원직 총사퇴, 실천할 거라 믿는 사람 없어"

 

자한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은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자 제1야당을 말살하는 시도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저지하겠다"며 "(의원직 총사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다. 그런데 실제로 자한당 의원들이 의원직을 총사퇴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11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 프로에서 보수성향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의원직 사퇴는 가장 강력한 배수진이지만 물어보니까 그걸 실천할 거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더라"며 "(이는) 한국당 의원들이 의원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뜻으로 여당은 겁을 먹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윤 전 장관은 한국당이 의원정수를 줄이고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는 선거제 개혁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선 "(다른 당이 패스트트랙 처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뭔가 다급하게 상황에 쫓겨서 안 내놓을 수는 없어 좀 다급하게 만든 것 아닌가"라며 “고민의 흔적이 적어 보인다”고 평가절하 했다.  

통상적으로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윤 전 장관의 이 같은 견해에 공감을 표할 것이다. 사실 자한당 의원들이 총사퇴를 결행하더라도 국회가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전혀 없다. 실제로 국회 본회의 정족수는 재적의원의 2분의 1, 의결 정족수는 출석 의원의 2분의 1이기 때문에 자한당 의원들이 없이도 본회의 개최 및 안건 의결이 가능하다. 


결국 의원 총사퇴는 현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정치적인 술수에 불과한 것이다. 더구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폐지하고, 의원 수를 조정해서 정수를 270석으로 하자"는 자한당의 제안은 선거제 개혁을 훼방 놓기 위한 몽니를 부리는 것으로 국민의 분노만 자아내고 있다.

비례대표가 승자독식 구조를 완화하고 여성.청년.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의회 진출을 돕는 순기능을 해온 것을 고려할 때 이 제도를 폐지하자는 것 자체가 정치 퇴행이기 때문이다.

 

 손학규 "나경원도 비례대표로 시작했어..이건 깽판 놓자는 것"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1일인 어제 오후 CBS라디오 시사프로에서 비례대표제를 없애자는 자한당 선거제 개혁안을 "깽판을 놓자는 것"이라고 격한 반응을 보이면서 자한당이 이러한 안을 낸 배경을 "기득권 양당 구조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이 생각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이 안을 설명한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와서 지역구(의원)로 갔다"며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을 하라고 주문했다. 

  

손 대표는 자한당이 국회의원 정수를 270명으로 10%줄인다, 그 방법으로 비례대표제를 없애자고 한 개혁안에 대해 "그게 어떻게 선거제 개혁안인가, 깽판안이지"라며 "비례대표제를 없앤다고 하는 것은 헌법으로 이기겠다는 거예요. 헌법 41조에는 국회의원 선거 일정과 비례대표제에 관해서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 이렇게 돼 있다, 그런데 비례대표제를 없앤다? 헌법 제정을 하자는 얘기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비례대표제라고 하는 것이 우리나라 국회의원 구성에서 얼마나 많은 역할을 해 왔는가, 여성의 그 국회의원 진출을 가장 크게 도운 것"이라며 그 예로 "나경원 대표, 김현미 장관, 유은혜 의원, 심상정 의원 다 비례대표로 들어와 지역구로 들어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비례대표제가 없었다고 하면 여성이 어떻게 지금 50명 넘죠, 그렇게 될 수가 있었겠는가"라고 따졌다. 

 

문희상 국회의장(가운데)과 여야 4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며 3월 임시국회 운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 일정으로 불참했다. 왼쪽부터 장병완 민주평화당·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 의장, 김관영 바른미래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4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며 3월 임시국회 운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 일정으로 불참했다.  연합뉴스


자한당은 뚜렷한 명분없이 헌법에 명시된 비례대표제를 없애자면서 여론전을 시도하고 있다. 자한당이 4당의 패스트트랙 공조에 ‘의원직 총사퇴’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해 정국이 얼어붙을 가능성도 있다. 자한당의 비례대표 폐지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헌법 41조에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비례대표제’가 명시돼 있는데도 이를 없애자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자한당을 뺀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은 11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오찬 회동, 국회 운영위원장실 회동 등을 통해 패스트트랙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데 입장을 같이했다. 특히 여야 4당은 현행 의원정수(300석)를 유지하되, 지역구 의석(253→225석)은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47→75석)은 늘리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전까지 의원정수를 330석으로 늘리자고 했던 야 3당이 ‘민주당 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오찬 회동에 불참한 채 경남 창원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나 원내대표는 최고위에서 “선거를 앞두고 늘 야합만 하는 민주당과 정의당은 아예 당을 합쳐라”라며 “패스트트랙은 민주당이 2·3중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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